남의 돈으로 본 인어공주 후기.아는 사람이 표값 내줄 테니 같이 가자 해서 보고 옴.그나마 최대한 객관적이게 적어보려는주관적 후기)옹호, 장점)‘뮤지컬’ 영화로 보면뮤지컬 좋아하는 사람은 의외로 볼 만 할 수도.할리 베일리 노래는 잘 한다.이게 극장이 아니라 무대 작품이었으면 논란이 없었을 거 같음.화면 구성 괜찮음. 좀만 더 밝으면 좋았겠는데.애초에 요즘 할리우드 경향이 조명광 최대한 안 쓰는 거기도 하고, 아님 뮬란~피노키오 등 최근 부진한 실사화 작품들의 색감이 촌스럽다는 비평을 의식한 건지,최대한 자연광을 의식해서 찍은 화면임.…그런데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뮤지컬 ‘영화’로 보면,특히 인어공주 애니메이션 팬이 보면,“이걸 굳이 봐야 할 이유가 있나?” 싶은 완성도.이하 이 영화의 문제점들)(원 애니메이션과의 캐릭터 동일성 문제라던가,진저 지우기 등의 문제는 다들 아니까 패스함.영화 완성도 얘기만 함)배경이 카리브 해고, 유일하게 백인인 왕자는 입양아 설정.그런데 이 영화 배경이 카리브 해여야 할 이유가 있을까?이 배경이 흑인이 나오는 당위성 붙이기 그 이상의 쓰임새가 있나.무엇보다 카리브 해 설정은 배경에 아프리카계가 나오는 당위성은 될 수 있어도,이 영화에 배역이 흑인으로 바뀔 당위성은 될 수 없음.차라리 얼굴에 철판 깔고 여기는 인종 구분이 없는 세계입니다,하고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굳이 이렇게 만든 이유를 생각해보자면,이 영화 음악 감독에 린 마누엘 미란다(요새 가장 잘나가는 뮤지컬 제작자)가 참여했음.푸에트리코 이민자 2세대라 미국 내 아프리카계, 이민자, 카리브 지역 등의 소재를 애용하는 제작자. 안 그래도 뮤지컬 팬 중에선 이 사람만 보고 카리브해가 배경이란 거 예상한 사람들 많았음.디즈니의 모아나, 엔칸토 등의 작곡가가 이 사람.그런데 그 카리브해 설정이너무 뜬금없이 들어가서,린 마누엘 미란다 카드를 방패로 쓰면 아프리카계 배우들로 밀고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디즈니 수뇌부의 꼼수가 의심됨.연기톤이 다들 애매함.롭 마샬이든, 제작자든 다들 연기 가이드 방향을 못 정하고 갈팡질팡한 티가 남.배우들 연기가 다들 어색한 순간들이 있는데,디즈니 애니메이션(+브로드웨이 스타일) 특유의 동작과 감정 묘사가 큰 무대 연기,디즈니가 요새 실사화 작품에서 고집하고 있는 리얼리즘 연기이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기색이 역력함.우르슬라 단독씬이 호평 받던데 아무래도 디즈니 빌런은 과잉된 감장 연기를 해도 무방한 역이다보니 이것만 연기톤을 잘 잡을 수 있던 것 같다.아까 화면 연출 자체는 괜찮았다 했음.왜냐하면 원작 인어공주의 연출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니까.뮤지컬 무대로서의 연출은 거의 원작 그대로라고 보면 됨.롭 마샬이 대단한게 아니라 원작 애니메이션이 대단한 것.그런데 아무래도 위에서 말했듯 무대 세트보다는 자연광을 의식한 어두워진 조명,거기에 선명한 색감을 자제해서(보통 영화면 차분하다 해줬겠지만 뮤지컬, 그것도 아동 작품에선 과연?)결국 화면의 효과가 애매해졌음.이건 원작을 그대로 가고 싶던 걸까, 재해석을 하고 싶었던 걸까브로드웨이식 무대 연출을 하고 싶던 걸까, 오프 브로드웨이식 리얼리즘-뮤지컬을 하고 싶던 걸까.제발 노선을 정해라.디즈니는 대체 왜 이렇게 정치, 인권 문제를 끄집어 내며 방어했나.이 영화에서 인종 어쩌고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스스로에게 진실되기,라는 원작의 주제를 거의 고스란히 따라가고 있고,알라딘 실사화나 뮬란의 실사화처럼 PC적인 소주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이 영화에서 정치적인 메세지는 작품이 아니라 제작에 들어가 있음.만약 카리브해나 아프리카계 설정이뭔가 주제의식과 연관되어 있다면 과감한 재해석이라 봐주겠지만, 이건 그냥 현대 PC운동 파도 한 번 타보겠다는 얄팍한 마케팅이다.물론 인종 구분 없이 캐스팅을 고를 수 있는 것이 인종차별 격파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런 의견 있을 수도 있겠는데분명히 원작 있는 실사화에서 기존 이미지를 무시한 캐스팅은 논란 있을 거 알았을걸? 디즈니 수뇌진이나 미케팅 팀이 바보들도 아니고.그럼 영화 완성도를 위해서 작품 내적으로도 걸맞은 주제와 시각을 마련 했어야지.제작 과정이 도덕적이었단 게 완성도를 만들어 주는 건 아니잖아.결국은…….논란을 빼고, 뮤지컬 팬이 ‘뮤지컬’에 더 집중했을 때도 그냥저냥 볼 만한 작품 수준.그런데 이 영화에 깔린 수많은 논란이나 싸움을 생각하면?이 영화 뒤에 깔린 수많은 인종, 여성권, 외모 어쩌고 논란들이 너무 많이 깔려서이 영화를 보거나, 뭐라 하는 거 자체가 걍 정치적 입장을 발표하는 것 마냥 되어버렸음.그 모든 논란과 문제를 감수하고 그냥저냥인 영화를 보러가자고?생각만 해도 골 아파진다.걍 극장에 걸린 다른 영화를 보고 말지.그리고 이 영화는 결국 방향을 못 잡은 게 가장 큰데2016년부터 2023년까지 이렇게 갈팡대면 실력 이전에 걍 게으른게 아닌지??‘숲 속으로’ 때도 생각한 건데 롭 마셜은 제발 뮤지컬 하지 말아라.+좀 상관 없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디즈니 자꾸 선진, PC 이런 이미지 내세우는데.중국 위구르 탄압 옹호하면서 뮬란 찍고,독과점 유지, 독립극장 뭉개기 하면서 사회적 계급 차별 반대하는 영화 찍고,담배, 모피 스크린에 넣지 않기 내부 정책 내세우면서 크루엘라 찍는 건,모순 아니냐?할리우드에서 가장 악의 축인, 캐피탈리즘 빌런 놈들이 자꾸 도덕적인 척 하지 말아라.+퀸 클레오파트라와 비교.둘 다 노골적인 PC유행 파도타기 마케팅이지만주제면에선 그나마 인어공주가 노골적인 아프로센트리즘은 없어서조금 낫다.진짜 조금이지만.애초에 주제면에서 ‘그’ 퀸 클레오랑 경쟁하는 게 비정상인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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